2023년이 끝났다. 어지러운 마음으로 보냈던 연말, 나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조용히 쌓인 책들을 정리하는 것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그렇게 나흘이 지나 오늘이 되었고, 오늘은 2024년 1월 1일도 아닌 1월 3일. 시작 주간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한다. 끝과 시작에 대한 담대한 포부는 없다. 지나가는 나이와,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지도 않았고, 그저 담담히 조용히 보냈지만 마음이라는 것은 조용히 시끄러웠다. 여태 끝과 시작을 알리는 루틴으로 작년까지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보며 5년을 보냈었다. 12월 31일, 자정을 앞두고 영화를 재생하는 루틴. 데이빗 보위의 'space oddity'가 흐르는 bgm을 들으며 비장하게, 그리고 활기차게, 나를 찾는데 의미를 둔 몇 해가 지났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