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시인선 3

[시]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책 소개] 문학동네 시인선 91권. 김개미 시집. 시집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본격적으로 시를 읽기 전에 각 부의 머리말이 되어준 소제목부터 먼저 읽어보십사 당부를 드리고 싶은 까닭은 ‘울면서도 웃었어’, ‘우선 좀 혼탁해져야겠다’, ‘소리에도 베인다는 말’에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가 그득 배어 있는 탓이다. 사실 이 시집은 손에 쥔 그 순간 그 자리에서 술술 읽어 넘길 수 있는 그런 유의 시집은 아니다. 한 편 한 편 한 연 한 연 한 문장 한 문장이 아프기 때문이다. 짙기 때문이다. 질기기 때문이다. 상처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진행형의 ‘나’이며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시집은 완벽하게 새로운 스타일의 사랑 시집으로 읽혀도 좋으리라. [시인의 말] 흉곽을 뜯고 들어와 심장..

읽기 2022.10.12

[시]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책 소개] 오은은 첫 시집 로 "한국 시에서 소홀히 취급되었던 언어유희의 미학을 극단까지 몰고 간다", "스스로 생장한 언어의 힘으로 새로운 시적 규율을 만들어가는 시인", "언어가 구성하는 사회적 조건과 가치를 의심하고 질문하게 한다"는 평을 받으며, 한국 시의 또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매김한 그가 4년 만에 58편의 시를 썼다. 바로, . 이에 시인 김언은 '어떤 다어도 고독하게 내버려둘 수 없다. 단어 하나도 예사로 넘기지 않는 그 손길이 앞으로 어떤 단어를 더 건드리고 사랑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단어는 많고 단어를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유한한 시간을 가장 무한하게 보내는 방식으로 누군가는 다시 고독하게 단어를 건드릴 것이다. 그보다 더 지독하게 발생하는 말 사..

읽기 2022.10.07

[시]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책 소개] 문학동네 시인선 119권. 2010년 등단 이래 깊고도 낯선 시 세계를 구축해온 시인 유계영. 첫 시집 (민음사, 2015)과 현대문학 핀 시리즈에 포함된 시집 (2018)에 이어 세 번째 시집 를 펴냈다. 첫 시집에서 우리가 만났던 "스타카토풍의 불안과 공포를, 시간과 공간이 어긋나는 건조한 밤을, 입체파 회화처럼 단절되면서 동시에 연결되는 몸과 얼굴"(이장욱)에 더해 시인 유계영의 더 깊숙한 곳이 침착히 꺼내 보인 시집이다. [시인의 말] 마지막 페이지에 수록된 시는 시인의 말을 쓰다가 완성해 버린 것이다. 하고 싶은 말에 거의 다 도달했을 때, 단어가 바닥나 버렸다. 종종 이런 일이 벌어지곤 했다. -2019년 4월, 유계영 [본문 중] 123p. 웃는 돌 만약 언젠가 돌 하나가 너에게..

읽기 2022.10.07
반응형